2002년 여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남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을 거처 보성 차밭에 들른 후 강진을 거처 해남으로 갈 생각이었으나 태풍 때문에 보성에서 해남행을 접고 광주를 거쳐 화순 운주사의 천탑천불을 둘러본 후, 남도식 한정식을 제대로 먹어보려고 전주에 들렀습니다. 연꽃으로 유명한 덕진공원에서 갔을 때 마침 장한 장대비가 내렸는데 아내와 나는 우산을 쓰고 호수가에 서서 연잎 위에 떨어지는 세찬 빗방울 소리를 음악 삼아 춤을 추는 연잎의 군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짓푸른 연잎, 연잎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고인 빗물을 쏟아내며 일렁이는 연잎춤에 반했습니다. 그날 이후, 비가 내리는 밤이면 꿈결에서 연못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잎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Image from exhibition

 



 


2004년 봄, 연재배가이신 川山 김철수 선생님과 길동난원의 蓮谷 이훈 선생님 그리고 勤行 정남식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 앞마당에 작은 통을 들이고 꽃연의 씨줄기를 분양 받아 심었습니다. 연못에서 자라는 연이 작은 통에서 잘 자랄 수 있을는지 염려되었지만 통에 심은 씨줄기는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받고 싹을 틔웠습니다.